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무려 4개월간 검찰과 경찰의 눈을 피해 온 이은해와 조현수의 도피 행적, 사회1부 성혜란 기자와 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질문 1] 은신처였던 오피스텔, 도심 한복판 대로변에 있잖아요. 언제부터 숨어서 지낸 겁니까.
이은해가 모습을 감춘 건 지난해 12월 14일,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시점이죠.
이은해와 조현수가 은신했던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입주기간으로 지정된 곳인데요.
저희가 이은해의 집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집을 특정해서 전기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해 봤더니 2월부터 소량의 전기를 사용한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적어도 2월 이후 오피스텔에 거주했다는 걸 짐작게 하는 대목인데 그전에는 어디에서 은신했는지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오피스텔은 임대차 계약이 필요하고 누군가 거주를 허용했기에 두 사람이 은신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소유주와는 어떤 관계인지도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질문 2] 오피스텔에 이은해와 조현수 개인이 신분을 밝히고 계약을 맺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조력자가 있었는지 이 부분도 밝혀져야 하죠?
조력자 여부는 이번 수사에서 밝혀야 할 주요 부분입니다.
제가 취재한 수사 관계자들은 검거 당시 동거인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조력자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도피 기간이 넉 달이나 되는 만큼 수사기관에서도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도주 경로와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질문 3] 은신 기간, 특히 오피스텔에서 이 두 명은 어떻게 지냈던 걸까요.
어제 호송 모습 등을 보면 두 명 모두 상당히 야위고 지쳐있는 모습이었는데요.
경찰도 그간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오피스텔 상가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피스텔 상가 관계자]
"담배를 보루로 사가는 분이 많지 않거든요. 나오기 불편하니까 보루를 현금으로 사갔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상가에서도 현금을 사용하고 외출도 최소화하며 눈을 피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간 검찰의 통신 추적도 피해간 걸 보면 가족·지인들과만 연락하는 대포폰을 사용해온 것으로 수사기관은 보고 있습니다.
[질문 4] 공개 수배한 지 17일 만입니다. 이은해를 잡게 된 결정적인 단서는 뭐였을까요.
네, 저희 취재 내용을 종합해보면 주변 인물들을 전면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은해의 은신처를 좁힌 걸로 보입니다.
경찰은 최근 "오피스텔 앞에 내려준 적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는 3일 전부터 오피스텔에서 잠복한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앞서 경찰은 이달 초부터 이은해와 조현수가 목격된 삼송역 일대의 검문을 강화했고요.
수사인력을 늘리고 CCTV를 추가 설치해 수사망을 좁혀 나갔습니다.
오피스텔이 2500여 세대의 대단지여서 동과 호수를 특정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요.
아버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수를 설득해 결국 직접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번에 이은해 검거를 주도한 수사팀은 비록 팀원들은 바뀌었지만 8년 전 유병언의 장남인 유대균의 은신처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질문 5] 지금 검찰에서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일 텐데, 이 둘의 진술 태도가 서로 다르다고요.
저희 취재 결과, 두 사람 모두 수사에 협조적인 건 아닌 걸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둘의 태도에서 미묘한 차이가 보이는데요.
이은해는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며 조사의 진척이 매우 더딘 상황이고요.
반면 조현수는 이은해보다는 상대적으로 협조적이지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하거나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흔히 범죄학에선 두 공범자가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다가 결국 공멸하는 걸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는데요.
검찰도 이들의 '말맞추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속 영장심사가 시작되면 사건의 특성상 변호인의 조력도 받게 되는데요.
프로파일러 조사 등을 통해 범행과 도피 과정, 이유 등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려면 수사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단 체포영장 만료 시한은 내일 낮 12시쯤인 만큼 검찰은 이르면 오늘 밤 구속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